입지가 가장 중요!
에어비앤비는 부업으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아서, 저처럼 초기투자비용을 줄이고 싶은 사람들이 많을 거라고 생각됩니다. 그런 이유로 저의 경우, 예산을 보증금 1000만원이하, 월세60만원이하로 정하고 매물을 알아보기 시작했는데요. 서울에서 입지가 꽤 좋은 곳이다보니 그 예산으로는 거의 대부분의 매물이 반지하였습니다. 저는 반지하에 살아본 적도 없고, 학창시절 살던 주택에도 반지하가 있었지만, 정말 형편이 어려우신 독거노인 분들만 사셨고 누수와 곰팡이로 고생하시던 기억이 있어서 에어비앤비를 반지하에 개업하려는 생각은 1도 하지 않았었어요. 하지만 상권분석을 하면서 그 지역이 관광지, 공원, 콘서트장, 대형병원 등이 가깝고 교통이 편리해서, 주말에는 모텔들도 10만원이상의 가격에도 예약이 꽉 찬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입지만은 포기하고 싶지 않았어요. 집주인이 민박업운영과 사업자등록을 허락해주는 매물도 구하기 쉽지 않기 때문에 반지하라도 큰 돈이 들어가거나 개선불가능한 단점만 없다면 감지덕지이기도 하구요.
청결함과 영리한 포지셔닝이 중요!
그 지역에서는 반지하에서 에어비앤비 운영을 하는 곳을 한 곳밖에 찾지 못했는데, 인테리어는 평범했는데도 청결함과 영리한 포지셔닝으로 후기도 좋고 예약률도 높았어요. 13~14평 정도 되어보이는 투룸이었는데, 큰방에 더블침대2개와 소파베드1개를 놓고, 작은 방에도 더블침대를 놓아서 기본숙박인원은 4명, 최대숙박인원은 8명으로 설정해놓고 청소비 없이 기본 숙박요금을 15~20만원 정도로 설정해놓았더라구요. 방 안을 단색의 침대와 소파베드가 대부분 차지하고 있었고, 제습기를 두고 청소에 신경쓰면서 운영하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인테리어 투자비용 면에서는 아마도 기본만 했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반지하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인원이 동시에 묵을 수 있다는 장점을 만들어서 포지셔닝이 영리했다고 생각합니다. 화장실 크기와 구조, 타일이 제가 계약한 매물과 비슷해서 저도 화장실인테리어에 대해서는 셀프인테리어를 할 때 참고하여 깨끗함에 중점을 두고 기본에 충실하면서 포인트인테리어만 하는 식으로 해서 투자비용을 최소한으로 했습니다. 그리고 이 숙소처럼 침대를 많이 두어 최대인원을 8명으로 하는 전략을 쓰진 않았지만, 침대가 퀸침대1개와 싱글침대1개가 있기 때문에 기본인원을 3명으로 설정하여 기본인원을 2명으로 설정해놓은 숙소들보다는 3~4명 단위의 게스트들의 접근성을 높였습니다. 그리고 저도 직접 청소하고 관리하면서 청결함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어요. 에어비앤비 많이 묵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주방이나 화장실의 청소가 세심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호스트가 직접 청소하는 경우에는 깨끗한 편인데, 업체에 맡기는 경우에는 구석구석 손길이 닿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청결함에 신경을 쓰는만큼 게스트들이 알아주기도 합니다. 저희 숙소에서 가장 후기가 좋은 부분이기도 합니다!😙(뿌듯)
반지하의 단점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지하에는 분명 다른 매물과는 다른 특수한 단점이 존재합니다. 그래서 저도 계약을 하기 전에 망설였던 부분이 있고 에어비앤비호스트모임 카페에서 조언을 얻기도 했습니다. 한달간의 셀프인테리어 과정과 현재 2개월간 운영하면서 느꼈던 점들을 토대로 반지하의 단점과 극복방법 등을 적어보려고 합니다.
1. 좋은 전망과 채광은 포기해야
에어비앤비를 보면 고층뷰를 홍보하는 곳이 많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꼭 에어비앤비가 아니라 호텔 등을 선택할 때도 어떤 뷰를 갖고 있는가는 게스트들에게 굉장히 매력적인 요소이고, 호스트들에게는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는 메리트가 있습니다. 하지만 에어비앤비의 특성상, 고층뷰를 갖고 있는 오피스텔들은 민박업으로는 불법운영에 해당되며, 아파트의 경우엔 입주민들의 동의를 얻기 힘들다는 것을 알고 계실 것입니다. 그래서 합법으로 운영되는 에어비앤비의 경우, 멋진 고층뷰를 갖는 것은 애초에 어렵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다만 일반 층의 매물에 비해 채광이 좋지 않다는 단점은 분명할 것 같네요. 집을 구할 때, 남향에 채광이 좋은 집을 보통 선호하잖아요. 게다가 채광이 좋으면 숙소사진을 찍을 때도 정말 예쁘게 나오더라구요. 아마추어인 제가 사진을 찍어서인지 몰라도 제가 운영하는 반지하 숙소는 사진이 잘 안 나오거든요. 게스트분들의 후기를 봐도 사진보고 기대를 안했는데 실물이 훨씬 예쁘고 좋았다는 코멘트가 많았습니다. 제 숙소가 신규오픈버프를 받아 검색률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예약률은 1%정도인 점도 그 이유가 크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래도 오픈세일로 2개월동안 예약은 거의 풀로 꽉 차 있었습니다. 그리고 채광이나 전망보다는 충분한 어둠과 편안한 침구가 좀 더 필수적인 요소에 속하기 때문에 일반 층의 숙소에서 창문이 있는 경우, 암막커튼을 거의 필수로 설치한다고 알고 있는데, 반지하는 암막커튼이 따로 필요하지 않습니다. 더 나아가 가격이 더 저렴하다면 채광과 전망은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게스트들도 많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하루이틀 숙박하는 게스트들에겐 별로 중요하지 않겠죠.
2. 습기와 곰팡이
반지하를 두려워하는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이 '습기와 곰팡이'라고 생각이 드는데요. 제가 계약한 매물은 집을 보러 갔을 때 세입자가 아직 한 달을 더 살고 나갈 예정이어서 세입자에게 불편함에 대해 직접 물어볼 수 있었습니다. 일단 최근에 보일러 문제로 누수가 있었다가 수리했던 것에 대해 들었고, 데코타일로 시공한 바닥에서 본드가 새어나와 곳곳에 장판을 이중으로 깔고 생활하고 있는 상황이었죠.😑 다만 벽지에 곰팡이 핀 부분은 벽걸이에어컨 밑의 작은 공간 뿐이었습니다. 그 부분도 방습지를 덧대어 놓은 상황이었는데, 제습기를 하루종일 틀고 난방도 빵빵하게 틀어놔서 그런지 꿉꿉한 느낌은 없었습니다. 본드냄새는 많이 났지만요.. 하지만 본드냄새의 경우 데코타일과 함께 본드를 제거하고 장판을 새로 하면 더이상 냄새가 나지 않을 거라는 판단으로 계약을 진행시켰죠.
세입자에게 양해를 구해서 곰팡이전문가를 불러서 견적상담을 받기도 했어요. 여러 장비로 습기를 검사한 결과, 땅에 묻혀 있지 않은 천장과 벽 상부는 양호한데, 바닥에 습기가 많을 거라고 했어요. 그래서 비교적 깨끗한 천장은 그대로 두고, 벽은 벽지를 모두 뜯어내고 곰팡이제거제와 방지제를 바른 후, 결로방지/항균페인트를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바닥도 데코타일을 전부 뜯어네고 네오세라믹 시공을 한 뒤 본드나 접착제 없이 장판을 깔기로 했습니다.
업자에게 맡기지 않고, 인터넷 조사를 열심히 하여 에어비앤비를 함께 운영중인 남자친구와 함께 셀프로 시공하였습니다. 그 결과 습기와 곰팡이를 제거하고 방지하는 시공에 재료비용만 80만원, 시공기간은 한 달 이상(+월세55만원) 들었네요. 업자에게 맡기면 300만원이상(3일이내) 들거였기 때문에 아마추어가 한 시공치고는 반지하의 꿉꿉한 냄새를 방지하는 데에는 성공했기 때문에 만족하고 있습니다. 겨울이라서 아직 제습기를 구매하지 않았고, 보일러를 틀면 장판 밑으로 물이 고이긴 하지만 청소할 때마다 환기를 잘 해주고 있고, 시공 덕분인지 곰팡이나 꿉꿉한 냄새는 아직 발생하지 않고 있습니다. 게스트 분들도 반지하라서 걱정했던 부분이 실제로 이용해보았을 때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고 후기에 많이 말씀해주십니다. 사실 도배장판과 가구, 소품 등의 구매와 배치만 했으면 일주일만에 영업개시를 했을텐데, 한 달 월세와 시간이 그냥 나간 것과 반지하가 아니라면 들지 않았을 비용이 조금 아깝기도 하지만 3년간의 계약 동안 월세 비용을 많이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초기투자로는 공부삼아 한 번 해볼만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한 달 넘게 너무 고생을 해서인지 다음엔 반지하가 아닌 곳에서 시작해보고 싶네요.🤣 시공 관련해서 자세한 내용은 다른 편에서 비포/애프터와 시공과정 사진과 함께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3. 화장실의 단차
저도 반지하 매물들을 보면서 알게 된 사실인데, 화장실에 계단이 있습니다. 영화 기생충에 나오는 화장실처럼 심각한 경우도 있지만 매물에 따라서 계단이 화장실 밖에 있기도 하고 안에 있기도 하며, 단차도 천차만별입니다. 그래서 천장이 낮아진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제가 운영하는 숙소도 천장 높이가 182cm입니다. 제가 직접 생활해보니 키가 172cm인 저에게는 불편함은 없었지만, 확실히 개방감이 부족하긴 합니다. 화장실 넓이도 작은 편이어서 수납장을 제거하고 세면대가 달려 있는 벽에 길고 큰 거울을 달아서 넓어보이도록 했습니다. 오래된 바닥타일을 덧방해서 예쁜 타일로 바꾸고 싶었지만 덧방하면 천장이 더 낮아질까봐 포기하고 바닥타일을 최대한 깨끗하게 닦는 데에 그쳤습니다. 그래도 키가 180 가까운 분들은 불편하겠죠.😓 그래서 반지하 매물을 볼 때 화장실은 인테리어는 바꿀 수 있어도 높이와 구조를 바꾸긴 어렵기 때문에 신중히 보셔야하는 부분인 것 같아요. 반지하를 계약하고 나서 고민이 많았던지라 반지하 관련된 뉴스, 블로그, 유튜브 등등 많이 봤는데, 반지하여도 다 같은 반지하가 아니고, 건물이 언덕에 있는 경우에는 습기나 화장실 구조 면에서 훨씬 양호한 편이라고 합니다.
4. 침수 가능성
열심히 인테리어 해서 손님 받았는데, 비가 많이 오는 날마다 문제가 생긴다면 이보다 큰 실패는 없을 거 같은데요. 최근에 (2022.8.8~9) 비가 300mm나 내려서 지대가 낮은 곳에 있는 반지하는 다 침수되고, 사망까지 한 사람이 있는 걸 보고 정말 놀랐어요. 침수된 적이 있는지 전세입자에게 확인하고 지대가 높은지 낮은지도 보는 게 중요할 거 같아요! 송파에 있는 제 숙소의 경우엔 물피해는 없었어요.
5. 이미지
그 외 단점으로는 대외적인 이미지가 나쁘다는 점일 것 같습니다. 영화 기생충 이후로 반지하에 대한 이미지가 안 좋게 알려지기도 했죠. 예약문의를 준 예비게스트 중에 두 달 동안 장박할 예정이기 때문에 예약을 결정하기 전에 집을 직접 보고 싶다는 분이 계셨는데, 와서 보시고는 집 상태는 좋지만 반지하라서 안 되겠다고 하더군요. 현재는 숙소설명에도 반지하라고 명시해놓았고, 후기에도 반지하라는 언급이 꽤 되어 있기 때문에 직접 오셔서 반지하였어? 하시는 분들은 없겠지만 그만큼 예약문의나 예약이 줄지 않았나 싶습니다. 오픈세일하던 가격이 정상가로 돌아가서 그런 것도 있겠죠. 이왕이면 반지하보다는 지상에 묵고 싶은 게 게스트들 마음일 것이기 때문에 숙박료를 올리는 데에도 한계가 있다는 단점이 있겠습니다. 그래도 인테리어와 청결에 신경을 쓰고 좋은 후기가 쌓이다보면 어느 정도 상쇄되는 부분이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반지하에서 에어비앤비를 고민하시는 분들, 그리고 반지하에서 생활하시는 걸 고민하시는 분들께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네요! 다른 의견이나 추가적인 의견이 있으시다면 댓글로 남겨주세요!
반지하 운영 2년차 후기도 한 번 읽어보세요~! 👇
반지하 셀프시공(규조토페인트, SM5000 등)에 대해서도 후기 블로그를 써보았으니 참고하세요:) <현재 비공개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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