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당했던 테러
2월에 에어비앤비 운영을 시작하고나서 걱정과는 달리 숙소를 깨끗하게 사용해주시는 매너 좋은 게스트들만 만나다보니 좋은 후기를 보며 보람을 느끼기도 하고, 내가 내 적성에 맞는 일을 드디어 찾았구나, 앞으로 점점 늘려가면서 잘해보자 하며 행복한 하루하루였는데요. 최근에 그 행복이 무색하게 너무 충격적인 일을 겪었습니다. 정황상 게스트로 위장한 주변의 경쟁 호스트가 저를 견제하기 위해 고의적이고 계획적으로 제 집을 테러한 사건이었는데요. 그냥 개념없는 진상 게스트가 아니고, 제가 모르는채로 다른 손님을 받아서 컴플레인이나 안 좋은 후기를 받게 하거나, 수습을 못해서 예약취소를 하게 만들어 영업손실과 함께 페널티를 받게 하려는 의도가 너무나 명확해서 소름이 끼쳤습니다. 매너 좋고 숙소도 깨끗하게 써주시는 좋은 게스트들만 만나다가, 언젠가 한 번은 진상게스트를 만날 수도 있다고 생각은 했지만 이런 고의적인 테러를 당할 줄은 생각도 못했네요. 일단 이 글을 쓰고 있는 이유가 다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상황을 정리하고 반성과 함께 대안을 생각해보는 것인만큼 감정은 빼고 그 내용에 대해 간단히 추려서 적어 보겠습니다.
1. 인터넷이 안된다며 당일예약취소를 요구, 호스트과실로 인한 예약취소로 에어비앤비에게 당일취소수수료 100달러와 호스트로서 페널티를 받게 함. (당일에 청소할 때만 해도 인터넷이 잘 되는 걸 확인했었고, 수리기사님을 불러서 확인하니 내부에서 고의적으로 인터넷 전선을 니퍼로 자른 것을 발견. 인터넷 전선은 무상교체 받았고, 에어비앤비 지원센터에 상황을 설명하고 정상참작을 받아서 페널티는 받지 않음.)
2. 시큼하고 역한 냄새가 나는 소스를 쉽게 발견하지 못할만한 곳에 뿌려놓음.
3. 가스호스(가스누출가능성)를 태우고 가스렌지 전선을 끊어놓음. 인터넷전선이 끊어져 있었기 때문에 혹시나 하는 마음에 모든 전선들을 확인해보았는데, 일부러 가스렌지를 들어올려 밑을 보지 않았다면 몰랐을 부분임. (가스호스는 3중으로 되어 있어 재차 확인하니 가스누출은 안 되는 상태였으나 고의적으로 가스호스를 망가뜨려놔서 교체비만 54,000원, 가스렌지전선수리에 50,000원이 들어감.)
4. 하수구를 썩은 시래기 같은 걸로 막아 놓음.
5. 퀸침대 매트리스를 칼로 찢어서 그 안에 고추기름을 넣어놓음. 고추기름이 염색이 되고 얼룩제거가 되지 않아 전부 교체해야했음.
6. 러그와 소파베드 사이에 소스테러를 해놔서 손님을 2번 받고나서야 알게 되었는데, 다 3명 이하의 예약이라서 발견 못 한 게 다행이라고 해야할지.. 소파베드는 다행히 바닥에 닿는 부분이 방수소재여서 물티슈로 닦고 말리고 탈취해주었고, 러그는 주방세제로 닦을 수 있을만큼 닦아낸 뒤, 코인세탁소에서 세탁+건조해주었음.
-> 일반적인 진상 게스트와는 달리 일일히 확인하지 않는한 발견할 수 없는 부분에 테러해놓았고, 몰랐던 상태에서 손님을 받았다면 큰 컴플레인이나 예약취소, 나쁜 후기를 받아서 영업에 방해가 되도록 의도한 것임을 알 수 있음.
👇 소파베드와 러그에도 소스테러 발견..
나의 대응과 후회하는 부분
1. 인터넷 전선이 잘린 걸 알았음에도 바로 예약취소를 해줌.
-> 에어비앤비에서 호스트과실에 의한 예약취소에 동의하는지 전화가 왔을 때 게스트가 고의로 인터넷전선을 잘랐을 수 있으니 환불해줄 수 없다고 했어야함. 게스트의 고의적인 테러로 일어난 일이었는데 예약취소를 하고나니 더이상 게스트의 전화번호도 볼 수 없었고 취소된 예약이라서 기물파손 등에 대한 에어커버(손해배상청구)신청을 할 수 없었음.
2. 숙박일지를 성실하게 쓰지 않은 것. 예약취소를 하면 전화번호 등 호스트와 게스트가 서로의 정보를 볼 수 없게 된다는 사실을 몰랐음. -> 숙박일지에 전화번호를 기입하고 통화가능한지 확인하는 절차를 거쳤다면 경찰서에 신고할 때 용의자에게 연락할 수 있었을텐데 예약취소 후에 경찰서에 신고해도 에어비앤비에서는 게스트의 개인정보를 제공해주지 않는다는 걸 나중에 알았음.
3. 다음날 또 예약이 있어서 테러당일에 발견한 모든 피해상황을 수습하고 체크인전까지 가스호스교체 이외의 인터넷전선, 가스렌지전선 등 모든 수리를 끝냄.
-> 테러가 매우 고의적이고 계획적으로 영업을 방해하려는 의도였지만 빨리 수습하여 다음 예약부터는 예약 1건에 대해 가스렌지 사용을 하지 않을 것을 부탁한 거 이외에는 영업적으로 피해가 없었음. 하지만 경찰서에 신고해서 범인을 찾고 대응하기 위해서는 피해당일에 피해부분을 그대로 둔 상태에서 가능한한 빨리 112에 신고하여 지구대에서 현장의 지문감식을 할 수 있도록 했어야 함. 지문이 묻어있을만한 물건은 절대 맨손으로 만지지 않고 지퍼락 등에 보관해두는 것도 필요.
4. CCTV를 사전에 설치해놓지 않았던 것.
-> 보통 구청관할 CCTV는 골목의 초입에만 설치되어 있다고 함. 그 외에는 건물마다 개인적으로 달아놓은 CCTV 뿐인데, 내가 운영하는 숙소 건물에는 CCTV가 없어서 증거 확보가 어려워짐. 현관에 CCTV 필수. (경찰도 구청관할 CCTV를 바로 볼 수는 없고, 신고접수를 한 후 구청에 신청하여 허가를 받아야지만 볼 수 있다고 함.)
5. 보증금을 주지 않는 게스트를 받은 것. 숙박을 하지 않고 몇 시간만 인터넷 목적으로 빌린다는 게스트를 받은 것.
-> 계좌이체는 불편하니 보증금을 주지 않고 숙박요금을 올리면 다시 결제하겠다는 게스트가 충분히 수상했는데, 몇 시간만 이용하겠다고 하니 청소할 시간이 충분히 있을 거라고 판단하고 받아준 것이 잘못. 보증금을 주지 않겠다는 게스트는 무조건 받지 말것. 숙박이 아닌 다른 용도로 빌리는 경우도 다분히 의심해볼 필요가 있음.
추가적으로 알게 된 내용을 쓰자면 경찰서 종류가 치안센터, 지구대, 경찰서(본서) 등이 있는데, 각자 역할이 다르더라구요.
치안센터
: 상담. 신고를 할지말지 고민이라면 여기부터 가보는 걸 추천. 주간에만 운영.
지구대
: 현장조사. 112에 전화하면 가장 가까운 지구대에서 현장으로 출동하여 피해상황 파악, 지문판독할 수 있을만한 물건 수집 등을 시행. 신고할 의사를 밝히면 진술서 작성을 도와주며, 경찰서 형사과에 연결해줌.
경찰서(본서) 형사과
: 신고접수를 하면 담당형사가 정해지며, 용의자에게 연락하여 물어봐주고, 구청에 연락하여 구청관할 CCTV도 확인하고 지문판독도 맡기는 등 본격적인 사건조사를 진행함. 지구대를 거치지 않고 바로 경찰서로 가서 신고접수를 하면 사건조사는 가장 빠르게 진행됨.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은 저 같은 실수 하지 마시고 테러방지와 사이다복수를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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