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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롭게 세계를 누비자

[라마단 체험기 4일차] 라마단의 아이러니

by 캘리아 2022. 4.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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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제와 금식의 기간인데 오히려 쇼핑과 외식이 늘어난다?

 

 

 라마단 동안 무슬림들은 절제된 생활과 금식을 하는데요. 오히려 쇼핑과 외식이 평소보다 늘어나서 "라마단 특수"라는 말까지 있다고 하네요. 왜일까요?

 

 

1.

 일출에서 일몰까지, 보통의 근무시간에 단식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업무 효율이 떨어져서 단축 근무를 시행하는 곳도 많고 식당들도 점심 영업을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래서 오히려 가족들과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난다고 하네요.

일찍 귀가한 직장인들이 가족들과 시간을 많이 보내기 때문에 영상 가전제품 판매도 늘고,

해가 지면 친척이나 친구를 집에 초대해 함께 식사를 즐기곤 하는데, 평소보다 훨씬 풍성하고 정성스럽게 상을 차립니다. 그래서 식료품 매출이 매우 늘어난다고 합니다. 

 

2.

 하루종일 금식으로 허기지다보니 저녁 '이프타르'에는 아낌없이 돈을 쓰는 것입니다.

원래는 낮에 금식을 하고 저녁 이후에는 이웃과 음식을 나누며 삶과 음식의 소중함을 되새기라는 의미였지만,

낮에는 참고 저녁에는 먹고마시는 잔치판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해 뜰 때에만" 뭘 안 먹으면 된다고 생각해서 금식이 끝난 뒤 저녁과 해뜨기전 새벽에 고칼로리 음식 섭취로 과식 및 폭식하는 경우도 흔한지라 언론이나 정부에서도 폭식을 자제하라는 캠페인이나 적당히 먹어서 건강관리를 해야 한다는 식의 기사를 많이 내놓기도 한다고 합니다. 라마단 기간에 유명한 식당은 저녁에 자리를 잡기도 힘들 정도라네요. 

 

3.

 라마단이 끝나면 3일간의 먹고 마시는 '이드 알피트르' (Eid al-Fitr) 라는 이슬람 최고의 축제가 펼쳐져 한국의 추석이나 설날 연휴 때처럼 엄청난 귀성행렬로 인산인해를 이룬다고 하는데요.

 축제가 시작되면 모두 다 새옷을 사입고 축제를 즐기며, 가족들끼리 선물을 주고받는 관행도 있어서 용돈이나 선물 마련에 드는 비용 때문에 걱정을 할 정도로 쇼핑을 많이 한다고 하네요. 

 

 

 

 

 

 

라마단 4일차 반성문 

 

 

 제가 라마단의 아이러니에 대해 얘기한 이유는 어찌 보면 저에 대한 변명을 하기 위함인데요. 오늘은 알람소리도 못 듣고 4시에 일어나지 못해서 새벽에 밥을 먹지 못했습니다. 새벽 밥을 못 먹었다고 저녁까지의 금식을 포기하진 않았지만 쫄쫄 굶은터라 저녁 7시에 폭식 아닌 폭식을 해버렸습니다. 낮동안 먹지 않는 것은 어느 정도 익숙해졌긴 하지만 새벽에 밥을 먹지 못하니 힘이 없어서 낮 동안의 의욕이 상실되고, 저녁에는 밥도 먹고 간식도 먹고 저도 모르게 많이 먹게 되더라구요. 금식을 하기 전에는 너무 배부를 때까지 먹는 걸 좋아하지 않아서 적당히 먹었는데, 요즘은 저녁에 눈이 돌아서 허겁지겁 먹게 되어 오히려 소화가 잘 안 되는 것 같습니다. 사실 저녁에 폭식을 하면 "절제와 금식"의 의미가 퇴색되어 버리잖아요. 내일부터는 낮 동안의 굶주림을 대비해서 일부러 많이 먹기보다는 적당히 가볍게 먹고, 저녁에도 과식하지 않도록 조심해야겠습니다. 

 

 

 그리고 사실 라마단은 금식뿐 아니라 몸에 안 좋은 습관을 고치고, 쓸데없는 시간낭비를 하지 않는 것이 주목적이기도 합니다. 저는 1탄에서 언급했듯이 스마트폰 사용시간을 줄이려고 노력중인데요. 에어비앤비 운영 때문에 스마트폰을 자주 확인해야되긴 하지만 샤워, 식사시간만이라도 스마트폰을 멀리 하고, 운동, 독서 등 다른 것들로 그 시간을 채워나가야겠습니다. 

 그리고 그거 아시나요? 결혼하지 않은 커플들은 스킨십도 자제하는 것이 이 라마단 기간입니다. 허허. 저도 무슬림인 연인과 강제순결, 강제거리두기중입니다. 저는 비종교인이기 때문에 사귀고 나서 처음 겪는 라마단에는 남자친구와 많이 다투기도 했는데요. 이번엔 저도 같이 라마단체험 중이라서 싸울 일은 없을 것 같네요. 한국에서도 이슬람교로 개종하는 한국인이 점점 늘어가고 있다고는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이슬람교는 매우 생소한 종교라서 한국사람들은 이슬람에 대한 안 좋은 편견이 많은 것 같습니다. 저 또한 그랬지만 남자친구와 얘기를 하면서 이슬람에 대한 오해를 풀기도 하고 많이 알아가게 되는 것 같아요. 다음에 그런 부분에 대해서도 블로그에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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