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친구이자 피난처이자 스승인 책
엄마 말로는 어릴 때부터 조용히 책을 읽고 있을 때가 많았다고 하는, 의외로 조용한 아이였던 저.
제가 다니는 초등학교 바로 옆에 있는 시립도서관에 자주 놀러 가서 책을 읽곤 했는데요.
해리포터가 한국에 들어와 인기이던 시절에는 저와 동갑이었던 해리포터 이야기에 푹 빠져서
밥을 먹으면서도 보고 잠을 자도 꿈에서 해리포터가 나왔던 시절이 있었답니다.
한 권 한 권 읽을 때마다 해리포터에게 편지를 쓰는 형식으로 독후감을 썼었는데,
그걸로 학교에서 독후감 최우수상을 타기도 했어요.
"해리포터야 안녕"으로 시작되었던 제 독후감을 모두의 앞에서 낭독하던 게 생각나네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라는 작품에도 푹 빠졌었고,
베르나르베르베르의 "개미"에도 푹 빠졌었죠.
드라마나 영화도 몰입해서 보긴 하지만, 책에는 몰입한 순간에만 느낄 수 있는 짜릿함이 있는 거 같아요.
나의 세계와 책 속의 세계가 이어지는 느낌.
그래서 제가 타지생활을 하다가 생리불순과 갑상선 기능 항진증이 올 정도로 몸이 망가지고 우울증이 심해졌을 때
저의 피난처가 되어줬던 것도 책이었어요.
아무도 믿을 수 없고 주변의 시선이 두려웠던 그 때,
책을 읽고 있으면 그 순간만은 "데미안"이 저의 구원자가 되어주고,
"빨강머리앤"이 저의 긍정왕 친구가 되어 줬어요.
한국에 돌아와서 일이 잘 안 풀리고 다시 자기혐오와 불안증, 우울증이 도졌을 때는
"신경쓰기의 기술"이라는 책에게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주변의 시선이나 미디어에 영향을 받지 않고, 정말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됐어요.
이게 정말 내가 필요해서 원하는건지, 단지 좋아보인다는 이유로 원한다고 착각하는건지 구분하게 되었고
20대때 해외를 자유롭게 누비고 싶었던 가치관에서,
이제는 지금까지 쌓아온 내 경험과 능력을 살려서 뭘 하고 싶은지
정착해서 결혼하고 아이를 낳으려면 어떻게 해야 될지도 생각하게 되었어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을 때, 오히려 마음껏 실패해버릴 때 성장하는 내가 있었음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구요.
그리고 책은 제 종교적 가치관에도 영향을 주었는데요.
철학에 관심이 많았던 저는, 종교들 중에는 불교 철학에 동의하는 편이었어요.
내가 신이라면 "윤회"라는 시스템을 통해 사람들을 성장시킬 것 같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 때 읽게 된 게 베르나르베르베르의 "타나토노트"였습니다.
"죽은 다음에는 어디로 가게 될까"에 대해 역사, 과학, 종교 등 모든 분야에 박학다식한 베르나르베르베르가
펼쳐놓은 상상들이 저에게 굉장히 설득력 있게 다가왔어요.
결국 제일 마지막에는 신의 앞에서 재판을 받게 되는데,
재판 내용은 얼마나 도덕적으로 살았는지, 주변에 좋은 영향을 주었는지에 관한 내용도 있었지만
이 삶에서 내 재능을 발견하고 사명을 다했는지에 대한 부분이 있었어요.
삶에서 내 재능을 발견하지 못하고, 그것을 살려서 사명을 다하지 못하는 것도 마이너스 점수가 돼요.
모든 것을 통합해서 영의 성숙도가 일정 기준에 이르지 못하면 다시 태어나 다음 생을 살게 되는데,
점수가 낮으면 동물로 태어나게 되고, 아직 다 성숙해지지 못한 정도면 인간으로 태어나게 되어
그 점수에 맞춰 여러 조건 중에 하나를 선택해서 살게 되더라구요.
세상의 불공평한 조건들이 이해가 되는 느낌이랄까.
인생에서 겪는 모든 시련은 이번 생에서 내가 성장하고 성숙하기 위해서 주어진 미션이고,
분명히 그 미션을 이룰 수 있게 나를 담당하는 수호천사가 도움을 주기도 하구요.
그리고 재판에서 충분히 영이 성숙했다고 인정되면 수호천사가 되어 3사람의 영이 천사가 될 수 있게
성숙해지도록 돌보게 되고, 그 미션 또한 이루게 되면 신의 후보생이 되는 내용이
"천사들의 제국"과 "신"이라는 다른 작품들을 통해 이어져요.
베르나르베르베르의 상상은 많은 지식들이 기반이 되어서 가끔은 어려울 때도 있지만
내가 설득이 되는 상상이라서 더 좋은 거 같아요.
소설의 전개와 함께 그 상상에 기반이 되는 지식들을 정리해서 알려주기 때문에
공부를 하는 느낌도 들어요.ㅎㅎ
그래서 결과적으로 저는 신은 믿지만 종교는 갖고 있지 않구요.
모든 종교에서 믿는 신은 하나로 귀결된다고 생각하고 있고, 지금은 남자친구를 따라 코란도 배워보고 있는 중입니다.
이 삶에서 나는 내 재능을 발휘하고 결과물로서 세상에 좋은 영향을 끼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리고 모든 시련은 적당한 때에 주시는 미션이라고 생각하고 이걸 극복하면 나는 더 성장하겠지 성숙해지겠지 라는
긍정적인 태도로 살고 있습니다.
저는 가끔 고민이 있을 때면 서점이나 도서관을 찾곤 하는데요.하나님께 제가 답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기도하고, 눈에 들어오는 책들을 읽어요.그럼 항상 저에게 좋은 조언들이 책을 통해 얻어지거든요.양질의 정제되어 있는 많은 꿀팁과 조언들이 공짜로 주어지는 것에 항상 감사합니다.
저도 언젠가는 그런 책을 써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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