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자유롭게 세계를 누비자

[라마단 체험기 13, 14, 15일차] 생리 중엔 금식을 안 해도 된다구?

by 캘리아 2022. 4. 18.
반응형

라마단 금식을 멈춰도 되는 상황

 

 라마단 기간에는 일출에서 일몰까지의 시간 동안 금식을 하며, 흡연이나 성행위 등도 금지되는데요. 이중 금식만은 예외상황을 두고 있습니다. 그 예외상황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전쟁 중인 군인

2. 여행자 (특히 장거리 여행객)

3. 어린이, 노약자나 건강이 좋지 않은 사람

4. 임신 중이거나 수유 중인 여성

5. 월경 중인 여성

6. 중한 병자

 

 이 중 1번과 2번의 경우에는 밥먹는 시간이 불규칙해서 먹을 수 있을 때 먹어 놓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에 금식의 의무를 완화시켜주는 것이고, 나머지 3~6번의 경우엔 금식이 건강에 무리를 줄 수 있기 때문에 금식의 의무에서 면제를 시켜준다고 하네요. 다만 아예 면제를 시켜주는 건 아니고 라마단이 끝나고나서 1년 안에 자기가 편한날을 정해서 라마단 기간 중에 금식을 하지 못한 일수를 반드시 채워야 합니다. 

 

 저도 금식이 점점 힘들어지다보니 조금 있으면 생리 시작하니까 브레이크타임을 가질 수 있겠다는 마음에 생리가 시작하기를 기다린 것도 있었는데요. 바로 지난 16일부터 생리를 시작해서 지금까지 이 금식의 의무에서 잠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참 이상한 게 못 먹을 때는 너무 먹고 싶고 배고프고 하더니, 먹어도 된다고 하니까 오히려 안 먹어도 될 것 같고 배도 별로 안 고픈 거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어느새 금식이 몸에 어느 정도 익숙해졌나봅니다. 

 

이태원 데이트 

 저는 라마단이 시작되고나서 무슬림인 남자친구와의 데이트를 거의 항상 이태원에서 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기도를 할 수 있는 사원이 이태원밖에 없기도 하고, 라마단 동안은 할랄고기만 먹겠다는 남자친구의 의지를 존중해서입니다. 그래서 이태원데이트 때는 할랄고기를 사용하는 파키스탄 요리, 인도요리 전문점 등에서 식사를 했었어요. 그런데 대부분 제 입맛에 잘 안 맞았던 것 같아요. 남자친구도 맛이 없다고 하는 거 보면 파키스탄과 인도의 요리가 제 취향이 아닌 것과는 별개로 저희가 갔던 음식점이 실력이 별로였던 것 같기도 하네요. 항상 커리와 난, 비리야니만 먹다보니 다 거기서 거긴 거 같기도 했구요. 

 그래도 오늘은 제가 생리 때문에 잠시 금식을 쉴 수 있다보니, 최근에 백종원 님이 터키먹방을 하시고 나서 유명해진 "카이막"을 먹어볼 수 있었습니다. 그 방송 때문에 카이막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진건지, 대부분의 터키요리/디저트 전문점에서 카이막을 메인으로 판매하고 있더라구요. 그 중 인터넷을 달군 "알페도"라는 터키 디저트카페에 가보았습니다. 남자친구는 평소에도 단 걸 좋아하지 않고, 단식도 계속 하고 있었기 때문에 저만 먹어서 좀 미안했지만 미안한 마음보다 천상의 맛이라는 카이막이 궁금한 마음이 더 컸기 때문에 남자친구가 사원에 기도하고 오는 동안 먹어보기로 했죠. 카이막세트를 시켰더니 카이막과 구운 빵들이 슬라이스되서 나왔고, "Turkish coffee"가 있길래 그것도 같이 시켜보았어요. 백종원 님이 카이막의 맛을 설명할 때 "정말 맛있는 버터와 정말 고소한 우유를 섞은 맛의 10배"라고 표현하셨는데, 먹어보니 과연 그 표현이 정확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식감은 발라먹는 크림치즈보다 좀 더 크리미하고, 맛은 앙버터빵에 들어 있는 버터보다는 훨씬 덜 달고, 동시에 고소한 우유맛이 느껴졌습니다. 카이막만 먹었으면 확실히 좀 심심했을텐데 함께 나온 터키꿀과의 조합이 말그대로 정말 꿀조합이더라구요.👍👍👍 터키 현지에서 먹으면 더 맛있을지도 모르지만 저는 이태원에서 먹은 카이막에도 만족했습니다. 그리고 터키 커피는 에스프레소 같은 느낌인데 에스프레소보단 덜 쓴 맛? 사실 별다른 맛은 느끼지 못했기 때문에 다음엔 안 시켜먹을 거 같지만 작은 터키문양의 커피잔이 귀엽긴 하더라구요. 딱 그 정도:) 그리고 양이 꽤 많아서 저는 빵은 반 정도 남겼네요. 카이막도 조금 남겼는데, 포장은 빵만 된다고 해서 많이 아쉬웠어요. 

 저녁으론 두바이레스토랑에 갔는데, 지금까지 먹었던 할랄 레스토랑 중에서는 가장 맛있게 먹었기 때문에 그 레스토랑에 대해서는 따로 후기를 올려보도록 하겠습니다. 내일까지 4일 정도는 잠시 금식을 쉬어갈 거 같은데, 그동안 맛있는 것 좀 먹어두고 그 다음날부터 다시 라마단금식을 시작해보려구요.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