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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봉다이어리

당신은 무엇을 질투하나요?

by 캘리아 2024. 10.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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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투가 많은 사람

 제가 제일 질투했던 사람들을 생각해보면 제가 컴플렉스를 갖고 있는 부분을 반대로 가지고 있는 사람이었던 거 같아요. 저는 사실 잘 덤벙대고, 잘 까먹고, 산만하고, 정리도 잘 못 하고 할 일도 미루고 미루다가 하고, 스마트폰 중독에다가 한가할 때도 그 시간을 금방 흘려보내고 마는 무계획적이고 똑부러지지 못한 사람이거든요. 그래서 똑부러지고 계획적인 사람들을 보면 존경스럽기도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내가 너무 비교되어 내가 초라해보이고 질투나는 감정을 느끼게 하는 그 사람이 싫어지기도 했어요. 

 특히 그 사람이 저보다 어리고, 같은 직장에서 일하는데 그 사람이 더 어른스러워 보일 때는 그보다 저를 초라하게 만들 수는 없었죠.그 사람의 어른스럽고 세심한 행동 하나하나가 왜 이렇게 질투가 나던지..그래도 나중에 제가 그 직장을 그만두게 되었을 때는 그 친구에게 고백을 했어요. 사실은 너를 많이 질투했었노라고.. 너의 이런 점이 참 부러웠다고. 그렇게 해야만 마음이 조금 후련할 것 같았거든요. 그런데 그 친구는 너무나 어른스럽게도 저도 당신의 이런 점이 대단하다고 생각했다며 말해주더군요. 그 사람이 저에게 본 장점도 분명히 있을 것이고, 저 또한 제 장점을 잘 알고는 있지만 오히려 저를 칭찬해주는 그 친구에게 끝까지 나는 너에게 졌구나 생각했다면 제가 너무 못나보일까요?

 

 그 친구는 가끔 저에게 먼저 밥을 먹자고 하고 만나자고도 했어요. 제가 일본에서 직장을 다닐 때 후배로 만난 그 친구는 제가 한국에 돌아오고나서는 아이돌그룹의 콘서트를 보러 한국에 올 때마다 연락을 주곤 한답니다. 지금은 그 친구와 다른 직장에 다니고 있다보니 비교할만한 일이 없어 질투할 일도 없고 전보다 마음이 편해진 것은 사실이예요. 하지만 저는 아직도 질투가 나는 사람을 만나면 마음이 힘들어요. 아마도 그 사람이 나를 한심하게 볼 것 같아서, 아니 제가 제 스스로를 자꾸 그렇게 보게 되는 게 힘든가봐요.

 요즘은 SNS시대이다보니 저보다 잘난 사람들이 제가 원하지 않아도 자꾸 눈에 들어와요. 저보다 나이는 어리지만 훨씬 빨리 자신의 재능을 발견하고, 훨씬 빨리 자신의 길을 발견하고 성장하고 돈도 점점 많이 버는 사람들이요. 어릴 때 공부를 잘했다는 사실이 저를 더 옭아매는 것 같기도 합니다. "분명 나는 학창시절까진 쟤보다 잘난 사람이었는데, 지금은 왜 이것밖에 못 하고 있지?"라는 생각이요.

 또, 어릴 때부터 친한 친구인 사람들과도 돈이 주제가 되는 순간 분위기가 굉장히 싸해지는 걸 느낍니다. 얼마짜리 집에 살고 있는지, 월급은 얼마인지, 현재 갖고 있는 현금자산이 얼마나 되는지. 분명 궁금할 수도 있는 주제이지만, 물어보고 듣는 순간 서로 비교하게 되어 버려서, 그중에는 원래보다 부풀려 얘기하는 친구가 있을 수도 있어요. 각자가 다른 삶을 살 수 있는건데, 머리로는 알면서도 나보다 더 많이 가진 걸 알면 조급해지고 덜 가진 걸 알면 안심이 되는 게 어떻게 생각해보면 어찌나 우습고 간사한 마음인지요. 

 

 사람이 질투나 시기를 하는 이유는(단순히 부러운 감정이 아니고, 내 마음이 아플 정도로) 내가 절대 그렇게 될 수 없을 거 같은 마음이 있어서래요. 노력하면 뭐든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타인과 자신을 비교하지 않더라구요. 다만 타인의 노력에 대해 존경하고 인정해준대요. 스스로를 더 믿어준다면 질투할 일이 더는 생기지 않겠죠?

 저는 제가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점을 쉽게 인정하는 편인데, 어떤 사람들은 저의 이런 점을 자존감이 높다고 얘기해주더라구요. 그런데 또 제 남자친구는 자기의 부족한 점을 쉽게 인정해버리면 자신의 한계를 정해버리는 거라서 성장할 수 없다고 했죠. 그 말을 부정할 수가 없었어요. 솔직히 제가 제 부족한 점을 쉽게 말하는 이유에는 난 원래 이런 사람이니까 어쩔 수 없다는 마음이 깔려 있었거든요. 

 

 열등감과 질투라는 감정에 쉽게 휩싸일만큼의 컴플렉스라면 고치려고 변하려고 노력하고, 스스로 바뀌고 성장할 수 있다는 걸 믿어줘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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