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다이어트?
간헐적 단식과 같은 맥락으로 대략 하루에 새벽 4시부터 저녁 7시까지인 15시간동안을 금식했다. 보통 간헐적 단식은 20:4 혹은 16:8로 하는 것에 비해서는 짧은 시간 동안의 금식이라고 할 수 있다. 사실 새벽 4시에는 별로 배가 고프지 않지만 15시간을 굶을 거라는 것을 의식하면서 더 먹게 되고, 저녁 7시에는 배고픔을 참고 참다가 먹다보니 하루종일 먹고 싶었던 것을 그 시간에 다 집어넣게 된다. 나는 무슬림이 아니고, 기존의 식사습관과 정반대로 생활해야 하다보니 간헐적 단식이 아닌 간헐적 폭식 같은 느낌이랄까. 그렇다고 저녁 이후에 야식을 먹거나 한 것은 아니고, 저녁을 먹고 디저트까지 먹게 되는 정도였다. 그래도 배가 고파지기 전에 간단한 운동(30분 정도 스트레칭과 유산소겸 복근운동)은 하였다. 다만 운동을 하고난 이후에는 대체로 움직이지 않게 되었다. 결과적으로 1kg이 빠졌고, 드라마틱한 변화는 없었지만 뱃살이 눈에 띄게 빠졌고, 전체적으로 울퉁불퉁했던 살들은 들어가는 느낌으로 정리가 되었다. 몸무게의 변화가 크지 않은 것에 비해 생활할 때 몸이 가볍게 느껴진다.
2. 미라클 모닝?
아침 4시경에 일어나서 일단 세수도 하고 식사도 일찍 차려 먹으면서 하루를 시작했다. 라마단은 먹을 수 있는 시간이 딱 일출시간부터 일몰시간으로 정해져 있다보니 내 머릿속으로 합리화해서 시간을 유동적으로 바꾸거나 하는 꼼수도 쓸 수 없고, 그 시간에 일어나지 않으면 밥을 먹을 수 없다는 생각 때문에, 실수로 무음모드로 해놓았던 이틀 정도 빼고는 제 시간에 일어날 수 있었다. 밥을 먹고 나서는 블로그를 썼다. 글을 쓰고 나서는 8시쯤부터 12시까지 다시 숙면을 취했던 것 같다. 그대로 일어나서 쭉 생활하는 것은 불가능했지만 4시라는 시간은 확실히 무언가를 하기에 가장 집중도가 높은 시간인 것 같다. 미라클모닝에 대한 얘기를 듣고 사람이 4시에 일어나고, 무언가를 하고, 그 후에 바로 직장에 출근한다는 것이 말이 되나 싶었는데, 4시에 일어나서 입 안에 뭐라도 집어넣고나니 정신이 차려져서 뭔가를 꾸준히 할 수는 있을 것 같다. 적어도 나의 경우엔 배고픔이 졸음을 이겼다. (배불러서 한동안은 잘 수 없기 때문에 배가 꺼질 때까지는 뭔가를 할 수 밖에 없음) 무슬림기도 대신에 나를 위한 자기암시 글도 만들고 녹음도 하고, 실제로 자기암시도 해보는 등 자기암시를 도전하면서 긍정적인 효과를 볼 수 있었던 시간이기도 하다. 라마단이 끝나고 나서는 4시에 일어나야할 이유는 없어졌지만 원래 10시 넘어서야 일어나던 내가 7-8시에 일어날 수 있게 되서 그것도 하나의 긍정적인 결과랄까. 다만 글을 쓰는 거 이외에는 내가 어떤 걸 할 것이라고 정해놓은 게 없어서 시간을 좀 아깝게 보냈던 것 같다.
3. 무슬림 남자친구 이해하기
이번에는 확실히 라마단금식을 같이 하고 있다보니 함께 배고픔을 참고 있다는 유대감과 함께 데이트 중에도 기도시간과 할랄고기만 먹는 것 등 내가 아는만큼 더 맞춰주게 되서 남자친구가 나에게 고마워하고 종교적 차이로 인한 갈등도 없어지고 사이가 더 돈독해진 느낌이다. 무슬림이 아닌데도 라마단금식에 도전해보겠다며 한 달 동안 함께 배고픔을 참는 나를 보면서 남자친구가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매일 아침 블로그를 라마단 관련되서 쓰다보니 남자친구의 종교에 대해서도 많이 알고 이해하게 되었다. 같이 라마단에 대해서 대화하면 내가 거의 다 알고 있는 내용이라서 남자친구가 놀라는 경우도 더러 있었고, 재미있었다.
4. 앞으로는..?
라마단은 시간이 이미 정해져 있어서 내 생활에 맞춘 간헐적 단식이 불가능했지만, 앞으로는 5:2(일주일에 두 번 단식) 간헐적 단식과 아침형 16:8 (하루 16시간 단식) 간헐적 단식을 내 생활 시간에 맞춰 다시금 해보고 싶다. 그리고 앞으로 6월부터 출근하게 되면 아침 4시는 좀 힘들어도 5-6시쯤 기상해서 출근 전에 지금처럼 글을 쓰고 운동도 하는 나만의 시간을 가져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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