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라마단에서 단식 27일째가 되는 날은 라일라 툴 카드르(Laylat al-Qadr)라고 불리는데요. 우리말로 하면 운명의 밤, 또는 권능의 밤이라고 해석됩니다. 이슬람교 창시자인 무하마드가 나이 40세인 서기 610년 음력 9월 27일에 코란의 첫 계시를 받았기 때문에 "27일"에 특별한 의미가 부여된 것이죠. 바로 이 밤에 신은 무함마드에게 "권능의 밤은 천 개월보다 더 낫다"(쿠란 구절)라고 알려주었다고 합니다. 즉 권능의 밤에 예배를 제대로 드린다면 천 개월간 꾸준히 예배드린 것보다 낫다는 것으로, 이슬람에서는 가장 거룩한 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실 일부 이슬람 민족이나 일부 학자들은 27일 밤이 바로 그 날이라고 할 뿐, 전체 이슬람계에서 받아들이는 주장은 아닙니다. 사람들이 그날만 경건히 보내고 다른 기간은 대충 보낼까 봐 권능의 밤의 정확한 날짜가 정확히 계시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다만 라마단 하순 중 어느 날이라는 것은 확실하므로, 이 열흘 동안 무슬림들은 더욱 열심히, 그리고 경건히 라마단 기간을 보내라고 강력히 권고받습니다. 무함마드도 이 열흘간은 더욱 열심히 밤새 기도하고 예배를 드리며 쿠란을 낭송했다고 전해지기 때문입니다.)
라마단 기간에는 모스크에 가서 코란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는데, 이 날은 밤을 새워 읽는 사람도 있다고 합니다. 이 날 한 기도는 무조건 받아들여진다고 여기기 때문에 모스크에 따라 운영시간은 다르지만 이 날만큼은 24시간 모스크가 개방되어 많은 사람들이 기도하러 올 수 있게 한다고 하네요.
4/28 어젯밤부터 그 라마단 27일차가 시작되었는데요. 그래서 고국인 방글라데시로 휴가를 간 제 남자친구도 기도하다가 쉬다가 하며 새벽까지 모스크에 있었다고 하더라구요. 저도 이슬람교는 아니지만 신을 믿는 사람으로서 어제는 오랜만에 기도를 해보았습니다. 가족의 건강부터 시작해서 앞으로 하는 일이 잘 풀리게 해달라고, 실패와 시련이 있더라도 거기서 배우고 더욱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기도했습니다. 기도를 하다보니 제 주변의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친구들도 생각이 나서 그들을 위해서 빌게 되기도 하고, 저를 돌아보고 제게 주어진 것에 대해 감사하고 겸손하게 살 것임을 다짐하게 되더라구요. 이런 시간을 자주 가져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혹시 이 글을 보고 있는 분이 계시다면 오늘만큼은 감사기도와 함께, 내 주변에 있는 사람들을 위해 기도해보시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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